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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사 이야기/기술

일본과 200km... 중국과 불과 400km 거리의 마라도, 한반도 남해 수호 위한 대형수송함으로 다시 태어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Dunkirk), 다들 보셨나요?


지난해 7월에 개봉해 ‘전투 없는 전쟁영화’라는 독특한 평으로도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는데요.



<영화 덩케르크 포스터(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영화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초반인 1940년 독일군에 포위된 연합군이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역사상 최대 규모 탈출작전인 ‘다이나모 작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덩케르크 철수 작전 때문에 탄생한 군함이 있다고 하네요. 바로 부두 없이도 정박할 수 있는 군함인 ‘상륙함’입니다.




<해안에 줄을 길게 늘어선 영화속 장면과 실제 전쟁 당시 사진(출처: 유용원 군사세계)>




덩케르크 철수 작전 당시, 초기 철수 작전은 더디게 진행됐습니다. 그 이유는 함정 승선에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연합군 장병들이 함정에 타기 위해서는 부두가 필요했고, 연합군은 긴 줄을 늘어서 자신의 탑승 차례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죠. 이러한 이유로 부두 없이 승선이 가능한 함정이 필요해졌습니다.


또한 장병의 승선도 문제이지만 독일군의 기갑전력에 대응할 수 있게 전차를 수송하면서 바로 상륙도 시킬 수 있는 방법 또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유조선을 개조해 만든 최초의 전차상륙함(출처: 유용원 군사세계)>






<수송과 상륙 등 입체 작전이 가능한 독도함의 모습(출처: 무기바이블1)>







<지난 5월 14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진행된 마라도함 진수식 모습>




이처럼 물자를 옮기는 일 뿐만 아니라 구조와 철수 작전 등의 역할은 해상 전력의 중요한 한 축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에 지난 5월 14일, 우리나라는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2번째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LPH-6112) 진수식을 거행했습니다. 마라도함은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인 ‘마라도’의 이름을 딴 것인데요. 해군의 한반도 남방해역과 해상교통로 수호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마라도는 일본과 200여 km, 중국과는 불과 400여 km 거리에 자리해 있다. 주변 강대국이 이렇게 지척에 있는 만큼 우리 해군의 해상 방어 전력에 대한 수요가 크다>




앞으로 2020년 해군에 인도되면 대형 재해·재난시 구조작전 지휘, 유사시 재외국민 철수, 국제 평화유지활동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 마라도함은 2007년 7월에 취역했던 대형수송함 독도함을 잇는 2번째 함정인데요. 뛰어난 능력을 가진 독도함이였지만 단 1척에 불과했기 때문에 충분히 활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해군의 경우 타군과 달리 ‘3직제’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는데요. 즉 1척이 작전중이면 나머지 1척은 대기하고 남은 1척은 정비에 들어갑니다. 이 때문에 우리 해군이 운용중인 이지스 구축함은 3척이 건조되었지요.


독도함이 취역한지 10여 년만에 마라도함이 지난 5월에 진수되면서 우리 해군의 대형수송함의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마라도함’의 특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할까요?




대한민국 두 번째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는 마라도함 진수에 앞서 지난 2007년, 첫 번째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을 취역 했습니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과 2014년 세월호 참사 등 현장에서 구조 지원본부 역할을 해 온 함정인데요. 이 때 독도함 운용과정에서 드러난 약 480여 건의 개선점과 신기술을 대폭 반영한 수송함이 바로 ‘마라도함’이랍니다. 독도함과는 동급 함정으로, 동생격인 독도급 2번함입니다.








먼저 마라도함의 제원을 살펴보면, 1만 4,500톤급 수송함으로 길이 199m, 폭 31m에 최대속력은 23노트(약 41㎞/h)를 자랑합니다.


유사시 탑재된 전력을 이용한 상륙작전에 투입되며, 재난 발생 시에는 구조작전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되는데요. 헬기 7대와 전차 6대, 상륙돌격장갑차 7대, 트럭 10대, 야포 3문, 고속상륙정 2척을 비롯한 승조원 300여 명과 700여 명의 병력을 함께 태울 수 있습니다.




마라도함! 독도함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마라도함은 독도함과 동급 함정으로 겉모습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배수량과 길이, 폭도 동일 하지요.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독도함과 몇 가지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무장 능력이 향상되었습니다.



독도함은 자체 방공 무기로 미국 램미사일 발사대 1기와 네덜란드제 근접방어무기인 골키퍼 시스템 2기를 갖췄습니다. 반면 마라도함은 미국 근접방어무기 1기와 최소 단위의 수직 발사관에 국산 요격미사일인 해궁미사일(SSAM)이 장착되었답니다. 현재 4발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 2개가 있어 총 8발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LIG넥스원의 K-SAAM(해궁)>


해궁은 LIG넥스원이 개발한 국산무기로, 관성유도와 호밍유도 방식으로 비행해 표적에 접근하는 국내 최초 함대공미사일입니다. 적 미사일과 항공기를 탐지할 때 레이다와 적외선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해서 적의 전파 방해를 뚫고 정확하게 명중시킬 수 있으며, 모든 방향에서 날아오는 적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갖췄답니다.


관성유도란 관성을 이용해 유도탄의 비행상태를 조정하며 사전에 예정된 진로에서 벗어나면 자체적으로 수정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호밍유도는 표적에서 발사되는 전파와 추적레이다로부터 발사되는 전파를 유도탄 내 유도장치가 수신하고 제원을 산출해 표적에 명중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사 기종의 대공미사일인 미국 레이티온사 등 해외유도탄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둘째, 비행갑판 재질을 강화했습니다.



사실 마라도함은 독도함과 외형상으로는 갑판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모두 7개로 나눠진 갑판 구역 중에서 마라도함은 2개 구역에 틸트로터 수송기, MV-22 오스프리 2대가 수직이착함이 가능하도록 건조되었는데요.


이 수송기는 쌍발엔진을 갖추고 있어 수직이착륙 시 고열을 견딜 수 있는 갑판이 필요해, 일반 갑판보다 재질을 강화한 것입니다. MV-22 오스프리는 기존 헬기에 비해 속도가 2배 빠르고 항속거리는 2.5배 이상 길어 고속 공중 침투용으로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어, 마라도함의 성능을 한 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미국 보잉사와 벨사의 틸트로터 수송기, MV-22 오스프리. 헬기처럼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고 수평상태에서는 고정익처럼 고속비행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결국 마라도함은 독도함과 달리 다소 제한적이나마 어떤 종류의 회전익기(날개를 회전시켜 비행하는 항공기)도 영구적으로 이착함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마라도함은 독도함에서 다소 부족했던 부분을 대폭 개선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항공기 통제소’의 위치가 바뀐 것인데요. 마라도함은 헬기를 여러 대 운용하기에 항공기를 통제하는 일종의 관제탑이 필요합니다. 반면 독도함 통제소는 갑판 부분에 사각이 있어 이를 개선한 것이죠.


또한 프로펠러, 승강기 등 주요 장비와 설비를 국산화함으로써, 향후 정비성 향상과 유지비용 절감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셋째, 레이다를 비롯한 각종 탐지 장비의 개선입니다.



기존에 SMART-L 레이다를 장착한 독도함과 달리 마라도함은 이스라엘 엘타(ELTA)사가 개발한 MF-STAR 레이다(S-밴드 AESA 레이다)가 장착되었는데요. SMART-L 레이다는 최대 400km를 탐지할 수 있으며, 1,0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습니다.


반면 MF-STAR 레이다는 SMART-L 레이다보다 최대 탐지거리는 약간 줄어들었지만, 360도 전방위에 대한 감시가 용이해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목표물의 숫자가 훨씬 더 늘었답니다.




<마라도함에 장착된 IAI 엘타(ELTA)사가 개발한 S밴드 AESA 레이다(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지금까지 마라도함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마라도함은 독도함과 비교했을 때 미사일과 항공기에 대한 방어력이 크게 향상되었고, 작전 지원을 위한 헬기 수송능력도 크게 개선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라도 전경(출처: 서귀포시)>





참고로 한 가지 더!



마라도는 제주도 가장 남쪽에 있는 섬으로 제주도 사람들은 ‘말에섬’이라 하였죠. ‘말(末)’은 끝의 의미를 지닌 한자어로서 ‘말에섬’은 제주도 맨 끝에 있는 섬이라는 뜻으로 한자로는 마라도(馬羅島)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곳일지라도 든든한 바람막이가 있어야 하듯이, 지난 5월에 진수한 마라도함은 한반도 남방해역과 해상교통로를 빈틈없이 수호하는 해상전력이 되어 주길 기대합니다.